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곳, 직접 보면 놀랍니다
▲ 고향 가는길바다가 장판이다. |
ⓒ 심명남 |
난 섬사람이다.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우리 가족이 여수로 이사를 나온 지 20여 년이 흘렀다. 아직도 섬에 집이 있어 시골을 찾고 있으나 고향에서 명절을 쇠어본 지 오래다. 명절날이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절구통에서 떡메로 떡방아를 찧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. 그래서 이번 추석은 꼭 고향을 찾기로 했다.
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
예쁜이 곱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
장판 같은 바다... 변함없이 늘 푸르른 섬
▲마치 고막처럼 생긴 무인도의 모습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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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돌산 앞바다를 달려온 배가 비렁길 1코스가 시작되는 함구미 끝 용두등대를 지난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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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용두등대를 지나 비렁길의 최고봉 미역 널방바위를 지났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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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거북이가 누워있는 형상의 금오도 해안을 지난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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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금오도 해안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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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깎아지른 절벽위로 전망대가 보인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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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나도 잔잔한 바다를 달리는 것이 조금은 미안타. 주위는 보트 엔진소리뿐이다. 오늘따라 섬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. 그 옛날 거인들이 섬과 섬을 징검다리 삼아 뛰어 놀았을 것 같은 다도해에는 365개의 유·무인도가 바다 위에 펼쳐진다.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섬. 하지만 모진 풍파와 싸워 질곡의 세월을 보냈지만 변함없이 푸르다. 이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싶다.
여자만과 가막만으로 나눠는 여수바다. 우리가 탄 보트는 그 중간 경계면 사이를 지나 한껏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금오도 비렁길로 접어든다. 바다 위에서 보는 해상 비렁길을 달리는 셈이다.
금오도는 동바다와 서바다로 나뉜다. 어부들은 동바닥과 서바닥으로 부른다. 동바닥은 여객선 뱃길인 반면 서바닥은 좀 멀다. 허나 동풍이 심한 겨울철이면 금오도가 막아줘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뱃길이 된다. 겨울철 피난처인 셈이다.
▲바다위 물살 너머로 보이는 금오도의 모습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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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거북이 등을 지나 꼬리처럼 생긴 금오도의 모습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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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구름이 쉬어가는 곳 금오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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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비렁길은 '순수자연 속의 명상길'로 불린다. 서바닥은 함구미에서 장지까지다. 즉 1코스부터 5코스까지가 다 보인다. 돌산 앞바다를 달려온 배는 이미 비렁길 1코스가 시작되는 함구미 끝 용두등대를 지난다. 이곳은 비렁길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그 유명한 미역널방 바위가 자리한다. 육지에서 느끼는 비렁길과 달리 바다 위를 달리면서 느끼는 비렁길은 사뭇 그 맛이 다르다. 말 그대로 감탄 그 자체다.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를 눌러대느라 손이 바쁘다.
"우~와~ 와~."
비렁길 섬, 금오도를 제대로 품고 싶다면
▲금오도 비경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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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바다에서 바라본 비렁길 섬 금오도의 모습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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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금오도 비경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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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바다에서 바라보는 비렁길섬 금오도는 완연 다른 모습이다. 바다가 아닌 오로지 섬만이 클로즈업된다. 깎아지른 듯 한 절벽 그리고 거북모양의 금오도를 품에 안는다. 어느 것 하나 빠진 곳이 없다. "비렁길 어디가 제일 멋지죠?"라고 묻는 이들의 질문을 무색케 한다. 진정 금오도를 제대로 느끼려면 한번쯤은 바다에서 봐야 제격이다. 하나부터 열까지 오직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그저 경이롭고 감탄스러울 뿐이다.
▲안도와 연도사이에 위치한 세상여에 조사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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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바다위로 끝없이 망망대해가 펼쳐진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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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금오도 초포를 지나 등대앞에서 조업중인 어선의 모습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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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 추석은 긴 연휴와 함께 날씨까지 축복해줘 섬을 찾는 귀성객의 발길이 즐겁다. 고향이라는 곳. 보기만 해도 소리만 들어도 그저 맘이 푸근하다. 하지만 고향은 그대론데 해마다 고향사람들이 늙어간다. 이제 고향 분들이 좀 안 늙었으면 좋겠다. 자자손손 고향을 지켜온 이들에게 올 한가위의 보름달만큼 큰 복이 터지면 좋으련만.